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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재테크 책

인간은 왜 비합리적으로 행동 하는가? 행동경제학 리처드 탈러

by bookcamper 2024. 4. 15.

 

행동경제학

 

 

 

이 책은 글로벌 밀리언셀러 『넛지』 저자 리처드 탈러가 인간의 행동 경제학에 관해 연구한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40년의 행동경제학 연구를 집대성한 이 책은 행동과학의 원리를 비롯해, 이를 개척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왜 비합리적인 행동을 할까? 행동경제학

 

한 경제학자는 똑똑한 사람들도 비이성적인 선택을 반복한다는 연구 결과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기존 경제학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을 전제로 모든 현상을 규명해 왔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전혀 달랐다. 이 사실에 흥미를 느낀 그는 경제학 모형과 현실 세계의 괴리를 입증하는 사례를 찾아 연구 목록에 올렸고, ‘살아 있는 인간’의 의사결정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평생에 걸쳐 탐구하기 시작했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리처드 탈러가 행동경제학을 만난 시작점이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합리성에 기반한 전통 경제학과는 달리, 예측 불가능한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 관심을 갖는다. 심리학을 비롯한 여러 사회과학을 경제학 모형에 폭넓게 적용하여 비합리적인 인간의 행동을 보다 정확하게 설명하고자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이것은 어떠한 명령이나 강압 없이 사람들의 판단을 통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행동경제학』에 등장하는 대니얼 카너먼, 아모스 트버스키, 로버트 실러, 폴 새뮤얼슨 등 경제학 거장들의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펼쳐졌던 토론 또한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는 가정 위에 성립된 주류 경제학을 근본부터 무너뜨린 행동경제학은,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행동하는가’라는 질문에 새로운 답을 내놓기 시작했다.

 

넛지의 이론적 토대가 된 행동경제학

 

현대 경제학은 “모든 인간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명제 위에 이론을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인 우리는 어떠한가? 필요한 물건도 아닌데 할인한다는 이유만으로 소비를 하거나,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려놓고서도 막판에 극단적인 투자를 결정하기도 한다. 경제학자들의 주장처럼 인간이 정말 합리적인 존재라면 우리는 왜 이렇게 ‘잘못된’ 행동을 반복하는 걸까? 이 책은 행동경제학에 관한 저자 탈러의 방대한 연구와 행동경제학의 주요 아이디어들을 깊이 있게 제시하고 있다. 전작 『넛지』가 기발한 문제 해결법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책이라면, 그 후 7년 만에 내놓은 이 책은 『넛지』의 이론적 토대가 형성되는 과정과 행동경제학의 최신 연구와 동향을 담은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책 속에서는 50달러의 가전제품과 500달러짜리 가전제품을 사는 사람을 예시로 들고 있다. 각 가전제품을 10달러 할인된 가격에 사기 위해 10분 거리의 다른 매장으로 사람들이 이동을 할까라는 궁금증을 던지고 있다. 전통적 경제학에 따르면,  합리적 인간이라면 10분이라는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가치를 부여할 것이기 때문에 두 가지 경우 모두 다른 매장으로 가거나, 아니면 가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탈러의 관찰에 따르면 두 가지의 경우에 사람들의 행동은 다르게 나타난다. 500달러짜리 가전제품을 살 때보다 50달러짜리 가전제품을 살 때 10달러를 아끼기 위해 기꺼이 10분을 투자하려고 한다. 이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최소 식별 차이(just noticeable difference)’와 연관된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그 어떤 전통 경제학 모형도 인간의 일관성 없는 행동을 설명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저자는 이처럼 비합리적인 인간의 반응을 심리학과 접목한 행동주의 원리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비합리적인 인간의 행동을 보다 정확하게 설명한다는 것 이외에 행동경제학이 학문으로서 지닌 또 하나의 이점은, 행동주의 원리를 활용해 우리가 당면한 현실의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어떠한 명령이나 법적인 강압 없이 사람들 스스로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독려할 수 있다. 책 속에서는 영국 정부가 세금을 체납하고 있는 납세자 12만 명에게 자발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게 만들었던 사례를 예시로 들고 있다. 영국 정부는 행동경제학에 기반하여 몇 가지 문구를 공문에 추가한 것만으로 5퍼센트 이상의 체납자가 밀린 세금을 납부하는 결과를 얻었다. 정부가 법적으로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도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꿔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탈러는 이와 같이 행동주의를 활용한 문제 해결 방식을 ‘자유주의적 개입주의(libertarian paternalism)’라고 부른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설계’를 통해 결과적으로 가장 이로운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리처드 탈러는 2017년 제한된 합리성과 의사 결정에 대한 연구를 인정받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탈러는 행동경제학이 오늘날처럼 주류 학문으로 자리 잡기 이전까지, 전통적 경제학의 본산이며 완고한 거장들이 모인 시카고대학교에서 ‘행동주의에 빠진 이단아’로 통했다. 그가 40여 년에 걸쳐 대니얼 카너먼, 아모스 트버스키, 조지 로웬스타인, 폴 새뮤얼슨 등 명성 있는 학자들과 교류하며 행동경제학을 정립해 나가며, 치열하게 토론하는 과정은 영화처럼 흥미진진하다.